지금의 삶에 만족하십니까?

에모리대학에서 행동과학과 정신의학을 가르치는 그레고리 번즈라는 교수가 “만족”이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그는 사람이 만족을 느낄 때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과 연구를 했다. 그는 그 실험과 연구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된다. 사람이 마음에서 느끼게 되는 만족의 결정적인 요인이 뇌의 변화에 있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람이 만족을 느낄 때 뇌 안의 변화를 관찰해 보니까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가 된다는 결론을 얻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가 될 때 사람의 마음에서 만족이라는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언제 분비가 될까? 먼저, 사람이 무엇인가를 성취할 때가 아니라 그 이전에 분비가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도파민이 분비가 되는 것을 관찰하게 된 것이다. 휴가 기간을 보낼 때보다 휴가가 다가올 때 더 기분이 좋은 것을 보면 납득이 간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레고리 번즈는 사람이 금전이나 음식 그리고 섹스와 같은 자극에 의하지 않고서도 도파민이 분비되는 상황을 관찰을 했는데 사람이 새로움을 느낄 때이며 놀라움을 느낄 때라고 한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아닌데 웃고 낄낄댄다. 아이들에게는 매일이 새로움과 놀라움의 연속이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갱년기가 찾아오고 중년의 위기가 찾아오는 이유는 그 삶에 새로움이나 놀라움이 없기 때문이다. 삶에 새로운 도전이 없을 때 침체가 오고 노화가 되며 결국 치매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자기 삶에서 부작용이 없는 참된 만족을 얻는 길이란 삶의 과정에 있는 것이며 끊임없이 새로움과 놀라움을 찾을 때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러고 보면 현대인들이 행복감 없이 사는 이유가 발견이 된다. 이렇게 과학 기술이 발달을 하고 GDP(국내민총생산)가 많아지고 소득이 많아져도 삶의 과정보다 결과에 집착하고 새로움과 놀라움을 추구하기 보다 삶의 안정을 추구하는 한 삶의 만족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필자는 GDP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들이 모여 있는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이 자살률이 높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사람이 만족하게 되는 원리를 알게 되니까 이제 이해가 간다.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삶의 모든 단계마다 복지와 사회 안정망이 갖추어지고 완비가 될수록 행복감을 느끼기보다 지루함과 권태가 찾아온다는 사실, 이것이 삶의 역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이 진로 상담을 요청할 때 필자는 안정성 보다는 도전과 열정을 선택하라고 권해 준 적이 있다. 보람을 느낄 수 없으면서 연봉이 많기 때문에 다녀야 하는 직장 보다는 연봉이 작아도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열정을 갖게 되는 일을 하도록 권면하는 것이다. 생활의 요구 때문에 하기도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것보다 비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최근 지인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안정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는 7급 공무원이 되었는데 자살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돈과 행복은 그것을 쫓는 자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야 하는 길을 가는 자에게 찾아온다는 진리를 아는가?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은사와 재능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 주어지지 않는 결과를 위해 오늘을 희생시키지 않는 삶을 위해서 그리고 자기에게 주어진 안정된 삶에 주저 앉지 않고 날마다 새로움과 놀라움을 추구하는 삶을 위해서 말이다. 세상에 늦은 때란 없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가 바로 적기요 하나님의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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