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문화가 있다면 그것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일 것이다. 우리들 가운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SNS 때문인지 몰라도 오늘날만큼 사람들이 관계적 존재로 연결되어 살고 있는 때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SNS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문제는 SNS를 통해서 정보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성조차도 소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SNS 전문가 카이스트 대학의 차미영 교수는 SNS를 통한 동조현상을 실험했다. 첫 번째 대표적인 동조 현상이 하품이다. 한 사람이 하품을 하면 옆 사람도 하품을 하게 된다. 심지어 하품하는 동영상을 보거나 소리만 들어도 하품을 한다. 두 번째 동조 현상은 비만이다. 우리는 비만의 원인을 식습관이나 유전자 탓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실제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사회적 관계(Social Network) 때문이라는 것이다. 친구가 비만일 때 내가 다음 해에 비만이 될 확률이 식습관이나 유전자의 영향보다 무려 세 배나 더 높다고 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친구의 친구가 비만일 때도 내가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심지어 내가 모르는 사람인데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비만일 때 내가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양이 전염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살을 빼고 싶다면 식습관을 바꾸기 보다 친구를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하품과 비만만이 전염되는 것이 아니다 행복과 불행도 전염이 된다. 차미영 교수가 3년 6개월의 트위터를 분석을 해 보니까 부정적인 사람 옆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불행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심리학에서도 ‘베르테르 효과’가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필립스 박사가 1947-1968년 동안 자살 통계를 면밀히 분석을 했다. 자살이 신문 전면 광고로 다루어진 후 2개월 이내에 평균 58명의 자살 사건이 다른 때보다 증가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자살 건수의 증가는 특히 미디어가 요란하게 다루어졌던 지역에 국한되어 나타났다. 그래서 데이비드 필립스 교수가 결론을 내리기를 자살도 전염이 된다는 사실이다. 반면에 ‘테레사 효과’라는 것이 있다. 1998년에 하버드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테레사 일대기 영화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영화를 본 이전과 이후의 면역항체 수치를 재어 본 것이다. 그랬더니 영화를 본 후의 면역항체 수치가 일제히 높아졌다고 한다. 누군가가 봉사활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돕는 모습만 바라만 보아도 면역항체 수치가 높아지고 행복해 지는 것을 ‘테레사 효과’라고 부르게 되었다. 다시 말해 행복도 전염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나 혼자 노력하고 열심히 살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닌 것으로 증명이 되었다. 개인의 노력보다 관계와 공동체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 과학적인 결론이다. 그러므로 관계가 생명이고 공동체가 능력이다. 인생의 불행을 넘어 행복의 계단을 오르기 원한다면 혼자 흠 없이 잘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뿐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감사를 고백하고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공동체 가운데 부정적인 담론이 오가고 절망을 소통하는데 거기에서 어떻게 행복의 꽃이 필 수 있겠는가? 건설적인 비판은 괜찮지만 그것이 도를 넘어 비난이 되고 험담을 하고 낙심과 절망을 나눈다면 그 공동체는 소망이 없다. 그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들은 불행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을 더 복되게 만들기 위해 나의 생각과 말이 무엇을 전염시킬 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